검색결과5건
국가대표

금전비리·폭행도 사면 추진 '발각'…홀로 궁지 몰린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KFA)의 '기습 사면' 대상자였던 100명의 징계 사유와 수위가 모두 공개됐다. 알려진 대로 48명은 승부조작이었고, 52명 중에는 금전 비리·폭력으로 인한 영구 제명자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사면 대상자 목록'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지난달 28일 KFA가 사면하기로 발표했던 100명 전원의 징계 내용이 담겨져 있다. 당초 KFA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사회 참석자들도 종이 자료가 아닌 태블릿 PC를 통해서만 간단하게 확인하는데 그치는 등 KFA는 명단 외부 유출을 극도로 꺼렸다. 사면자 100명의 명단 안에 KFA가 이번 사면을 추진한 ‘진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공개된 목록에 사면 대상자에 관한 정보가 100% 드러나있지는 않다. 징계 사유와 징계 내용, 해당 징계를 받은 연도와 징계받은 사람의 성만 공개됐다. 승부조작 영구제명 48명 외에도 무려 17명이 영구제명자였다. 이들은 금전 비리(8명)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5명) 실기테스트 부정행위(4명) 등으로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다. 이들 외에 또다른 14명은 금전 비리 행위 등으로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KFA가 내·외부에서 발생했던 초대형 비리 사건이나 전·현직 임직원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뇌물 심판 비리 사건 등에 연루됐던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또 자격정지 5~7년을 받을 정도의 폭행 사범들이나 부정선수, 무자격 지도자 등으로 징계를 받았던 이들에게 KFA가 먼저 사면을 추진하고, 불과 지난해 징계를 받았던 9명이 사면 대상에 오르는 등 사면 대상을 두고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 축구를 뒤흔든 이번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책임을 지는 건 오롯이 정몽규 회장의 몫이다. 지난달 31일 임시 이사회에서 사면 결정이 전면 철회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KFA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일괄 사퇴했다. 지도부 사퇴로 이번 사면 논란이 끝날 거라 예상했다면 KFA의 큰 오산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남은 가운데, 사면 대상자의 징계 사유가 모두 공개되면서 논란의 불씨는 오히려 더 커졌다. 이번 '기습 사면'을 누가 주도했는지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사면을 주도했던 인물이 이번 지도부 사퇴 때 슬그머니 함께 물러나며 '꼬리 자르기'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정몽규 회장이 직접 대중 앞에 나서는 게 모든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달 31일 사면 철회 결정 후 사과문만 낭독하고 추가 커뮤니케이션 없이 퇴장했다. KFA 정관에 따르면 부회장과 이사는 정몽규 회장이 직접 추천해 대의원총회에서 선임해야 한다. 사면 논란이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뜩이나 KFA 조직은 최근 인사이동과 조직개편 등으로 어수선하다. 행정마비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정몽규 회장의 빠른 결단과 수습이 필요한 시점이다.김명석 기자 2023.04.06 06:01
국가대표

사면 대상자 100인 ‘징계사유’ 공개...제명, 무기한 자격정지 31명 있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기습적으로 사면을 추진했던 축구인 100인(팀 3개 포함)에 대한 징계 사유 등이 공개됐다. 그동안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이들에 가려졌던 52명이 언제, 무슨 이유로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에 대해 윤곽이 드러났다.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KFA로부터 승부조작 관련자 48명 외에 금전 비리 행위 등 나머지 52인의 축구인들이 받았던 징계 사유, 징계 내용 등이 담긴 ‘사면 대상자 목록’을 공개했다.하 의원실에 따르면 ‘제명’ 징계를 받고도 사면 대상자에 오른 이들은 모두 65명이다. 이들 가운데 48명은 2011년 승부조작 사건, 8명은 2009·2010·2012년 금전 비리 행위 등, 5명은 2009·2013년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 4명은 2015년 실기테스트 부정행위로 제명 징계를 받고도 이번 사면 대상자에 올랐다.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았던 14명도 사면 대상에 올랐다. 이들은 2007년과 2009, 2010, 2011, 2017년 금전 비리 행위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 이밖에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으로 2019년 자격정지 7년, 심판에 대한 폭력·폭언으로 2019년 자격정지 5년을 받았던 이들도 이름을 올렸다.징계 사유별로는 ▲승부조작 48명 ▲금전 비리 행위 등 24명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 6명 ▲실기테스트 부정 행위 4명 ▲심판에 대한 폭력·폭언 3명 ▲기타규정 및 지시사항 위반 3명 ▲선수에 대한 폭력 2명 ▲부정선수 출전(AD카드 도용) 2명이다.여기에 ▲폭언·시설 및 기물파괴 ▲부정선수의 대회참가(팀)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 대회 또는 경기 출전 포기(팀) ▲고의적 경기지연 및 폭력 ▲ 대회 또는 경기출전 포기 ▲경기장 난입, 과도한 판정 항의 ▲등록증 위변조, 무단대여 등(팀) ▲폭언·모욕·위협행위도 포함됐다.하태경 의원실은 특히 “2017년 전·현직 임직원 12명이 부정한 법인카드 사용으로 형사 고발됐는데, 이들 중 4명이 사면 대상자에 오른 것으로 의심된다”며 “2010년에 제명된 사면 대상자 10명도 당시 큰 논란이 됐던 뇌물 심판 비리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또 100인 가운데 선수에 대한 폭력 등으로 자격정지 1년을 받은 6명을 포함해 8명과 한 팀은 불과 지난해 징계를 받고도 곧바로 사면 대상자에 올랐다.하 의원은 "이번 ‘기습 사면 사태’를 통해 축협이 얼마나 폐쇄적인 환경에서 방만한 운영을 해왔는지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앞으로 KFA는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밝혔다.앞서 KFA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카타르 월드컵 16강 자축 및 축구계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던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 축구인 100인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기습 발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사흘 만에 전면 철회했고, 4일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단·이사진이 일괄 사퇴했다.김명석 기자 2023.04.05 10:29
축구

[단독]'아동 폭행' 축구 감독, 자격정지 중 활동 정황…스포츠윤리센터 조사 착수

'아동 폭행'을 저지른 유소년 축구 감독 A가 자격정지 기간 중 활동한 정황이 포착돼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에 착수했다. A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으로 2019년 형사처벌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는 그해 4월 공정위원회를 열고 A에게 자격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확정했다. 공정위원회 규정상 선수에 대한 폭력은 자격정지 1년 이상부터 제명까지다. 피해자 측은 징계가 약하다는 이유로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대한체육회는 재심을 기각했다. 이후 피해자 측은 A가 자격정지 기간 중 활동한 것을 파악했다. 2020년 3월 A가 지도하는 클럽의 훈련일정 계획표에 담당 지도자로 A의 이름이 표기돼 있었다. 2019년 7월 공식경기에는 A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후반 A는 교체 투입을 앞둔 선수 한 명의 허리를 감싼 채 사이드라인 바로 앞까지 함께 왔다. 이후 그는 팀 벤치로 걸어갔다. 이 모습이 영상으로 찍혔다. 공정위원회 규정 중 자격정지를 보면 '일정 기간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정지하며, 해당 기간 등록이 불가 됨(팀 벤치·선수대기실·본부석 등 경기장 시설 내 입장 금지)'이라고 나와 있다. 또 '자격정지의 경우 달리 명시하지 않는 한 지도자·선수·임원·심판·중개인 등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의 정지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인원의 한계도 있고, 매번 지켜볼 수도 없다. 일선의 학생, 선수, 학부모 등의 신고가 없으면 사실상 관리와 감독이 힘들다. 대회가 아닌 훈련에서 얼마만큼 개입하고 이런 것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격정지 중 활동이 적발되면 추가징계가 불가피하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징계 중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 금지 및 관련 주의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17개 시·도협회 및 일선 등록 팀에 공문을 보냈다. '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의 징계유형별 징계기준에서는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벤치 착석 및 경기장 외 지시행위 포함)를 금지한다. 이를 위반한 지도자는 자격정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계에 처할 수 있으며,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를 받은 선수에게도 징계가 내려질 수 있으니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 역시 "자격정지는 대한체육회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대회, 제도권 내에서 제재가 가능하지만 사설 클럽 지도 등의 부분은 제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축구협회에서 먼저 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A에 대한 조사를 한 번 실시했다. 아직 추가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A의 자격정지는 지난 10월로 끝났고, 축구협회에 다시 지도자로 등록한 상태다. 축구협회는 "A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어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가 끝나지 않아 아직 공정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았다. 다음에 이 건에 대한 공정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 전체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조사 중이라 다른 답변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A는 본지와 통화에서 "나는 자격정지 기간 중 활동한 적이 없다. 허위사실이다. 감독으로 지도하지 않았다. 개인으로 하는 사설 축구팀이다. 애들을 가르치는 건 우리 팀 지도자가 한다. 나는 경영하는 상황이다. 다 버리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 축구협회에서 회사 출근도 하지 말라고 해서 그렇게까지 했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영상에 포착된 장면에 대해서는 "경기장에 간 것은 맞다. 사실 경기장에 들어가면 안 되는 걸 몰랐다. (규정 위반) 이것만 가지고 말하면 나는 할 말이 없는 거다. 그렇지만 아들 같은 아이들이고, 격려 차 그렇게 한 것이다. 이 부분을 왜곡해서 본다면 왜곡된 시선이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측은 지난 9월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체육인지원센터 신고 기능을 통합해 체육계로부터 독립적인 지위에서 스포츠계 인권 침해와 비리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8월 출범했다. 축구협회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이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요청한 자료를 다 보내줬다"고 밝혔다. 최용재·김희선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1.27 06:00
스포츠일반

'최숙현법' 국회 통과, 체육인 인권보호 강화

철인3종 고 최숙현 선수의 사망을 계기로 발의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일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6개월 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용 의원 등이 발의한 이른바 ‘최숙현 법’이다. 5일 시행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법률안의 내용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책과 피해자 보호 등을 담고 있다.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비리 근절을 위해 5일 출범하는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권이 강화된다. 출석 요구, 진술 청취, 자료 제출 요구를 할 수 있고, 조사를 받는 당사자 및 관계인 등은 성실히 임하도록 협조 의무를 부과했다. 스포츠윤리센터가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비리에 대해 직권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조사 과정에서 필요하면 수사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누구든지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비리를 알게 된 경우 센터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체육지도자, 선수 및 선수관리 담당자 등은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했다. 신고자·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도 강화됐다. 스포츠윤리센터가 선수에 대한 체육지도자의 (성)폭력 신고를 받은 경우 즉시 피해자에 대한 긴급보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윤리센터는 시정, 책임자의 징계 등을 문체부 장관을 통해 요구할 수 있다. 직장운동경기부(실업팀) 선수에 대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취약지점에 영상정보처리기기(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관리 담당자 등록 등 체육계 인권침해를 해소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국민체육진흥법의 목적에서 ‘국위선양’을 삭제해 인식 문화도 개선했다. ‘공정한 스포츠 정신으로 체육인 인권 보호’ 및 ‘국민의 행복과 자긍심을 높여 건강한 공동체의 실현’을 새롭게 규정하기 위해서다. 한편 고 최숙현 선수는 전 소속팀 경주시청의 무자격 운동처방사와 감독 등에게 구타와 폭언에 시달렸다. 많은 기관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보호받지 못하다가, 지난 6월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8.04 17:57
축구

[최용재의 까칠한 축구]KFA, 언제까지 '홍명보 특혜'를 반복할 것인가

대한축구협회(KFA) '황태자'가 화려하게 컴백했다. 홍명보(48)다.KFA는 지난 8일 '행정 총괄 책임자'인 전무이사에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내정했다. '파격적 인사'다.KFA가 정의한 파격은 이렇다."집행부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루고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와 함께 정몽규 회장의 인적쇄신에 대한 강한 의중이 반영됐다."KFA와 다른 시선이 바라보는 파격은 '특혜'다. 홍 감독만을 위한 파격적 특혜가 '또 다시' 한국 축구 속으로 입성한 것이다.왜 특혜인가.행정 경험이 '전무'한 홍 감독이 단 번에 KFA '행정 총괄 책임자'로 왔다. 다시 말해 행정가 홍 감독의 첫 직장이 KFA 행정 수장이란 의미다.행정가로서 어떤 일도 해보지 않은 이를 행정 책임자로 앉히는 조직은 KFA를 제외하고 찾아보기 힘들다. 특혜가 아니고선 발생할 수 없는 현상이다. 여기에 전무이사를 보좌하는 사무총장직을 신설하는 노력까지 더했다.전무이사로 오기 전, 홍 감독이 어떤 결실이나 성과를 거뒀다면 그래도 이해할만 하다. 최소한의 희망과 가능성이라도 제시했다면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다.그런데 그가 해낸 일은 아무 것도 없다. 2014 브라질월드컵 참패로 인해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뒤 중국 항저우 뤼청 감독 지휘봉을 잡았다. 1부리그였던 팀은 2부리그로 강등됐다. 홍 감독은 자진사퇴했다. 이게 전부다.브라질월드컵 실패를 '책임지고 물러났던 이'에게 전무이사라는 더욱 막강한 감투가 주어지는 기묘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KFA는 홍 감독이 3년 떠나 있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나보다.게다가 브라질월드컵 후 재기를 노렸던 그가 여전히 재기의 발판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무이사라는 핵심 자리가 주어진 것이다.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KFA 행정 최고 실무자를 영입하는 것이다.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가 걸릴 일이다. 그렇다면 행정가로서 최소한의 성과가 입증된 인물을 영입했어야 했다. 행정 신인을 영입한 지금의 상황은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정도와 도리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일각에서는 수십 년간 장학재단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고 항변한다. 한국 축구 전체를 총괄하는 KFA 전무이사의 책임, 역할과 개인 장학재단을 같은 값으로 비교할 수 없다. 또 많은 축구인들이 은퇴 후 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에게 전무이사 자리 제안은 오지 않는다. 지금 상황은 지도자로서 실패했고, 이제 행정가로 키우기 위해, KFA가 전무이사라는 특혜로 다시 비단길을 깔아주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인적쇄신? 세대교체로 포장한 '젊은 회전문 인사'다. 홍 감독은 KFA가 전략적으로 키운 대표적 인물이다.자신들이 공을 들인 인물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KFA는 홍 감독을 향한 특혜를 '반복적으로' 자행했다. 특혜를 받은 홍 감독은 공정한 단계를 밟지 않고 초고속 승진에 성공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일들이다. 2005년 1급 자격증이 없는 상황에서 국가대표팀 코치가 됐다. '무자격 논란'이 일어났다. 이후 1급 자격증을 따는 데까지 KFA의 무한 지지가 있었다.유소년 지도와 육성 경험이 전무했던 홍 감독은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감독을 맡았다. 8강이라는 성과는 KFA의 확신으로 돌아왔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골키퍼 교체라는 치명적 실수로 결승행이 좌절됐지만 KFA는 그를 신뢰했다.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 실패. 다른 감독이었다면 경질감이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 KFA의 홍 감독을 향한 확신이 맹신으로 변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이런 맹신으로 그에게 2014 브라질월드컵 지휘봉을 건넸다. 성인무대 경험이 전무한 홍 감독에게 성인 최고의 대회 월드컵 감독을 맡긴 것이다.반대의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KFA의 눈에는 오직 홍 감독만 보였다. 황태자를 키울 생각에만 빠져 있었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참패다. '엔트으리' 논란이 일어났고, 성인팀 한 번 지도해보지 못한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성인팀 경험 없는 이에게 월드컵 감독을 시켜 실패한 기억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너무나 쉽게 잊혔다. 그리고 3년 뒤 행정가 경험 없는 이에게 행정 총괄 책임자를 맡겼다. 홍 감독을 향한 특혜의 반복.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 홍 감독은 언제나 위기의 순간 한국 축구를 위해 도전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희생과 헌신의 의미가 담겨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KFA 특혜 속에서의 풍요로운 도전이었다. 그 도전 기회는 홍 감독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찾아오지 않았다. 특혜 받지 못한 이들과는 출발점부터 달랐다. 지금까지 과정을 돌이켜보면 KFA는 홍 감독에게 준 것이 있고, 홍 감독은 KFA로부터 받은 것이 있다. KFA와 홍 감독의 관계는 운명 공동체다. 서로를 밀쳐낼 수 없는 사이다.KFA 개혁과 변화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 지금, '홍 전무이사'가 KFA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7.11.10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